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중후한 멋이 있고, 또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가죽이 두껍고 무거웠습니다.
딱 손에 닿는 순간, 벌써 이 신발이 얼마나 튼튼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. 진정 작업화로써 탄생했다는 게 딱 느껴졌습니다.
적당한 슈케어가 함께한다면, 활동량이 많지 않은 저는 죽을 때까지 신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. 굿 이어 웰트의 장점인 아웃 솔의 교체도 제게는 너무 먼 이야기일 것만 같습니다. 그만큼 내구성에서는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.
그리고 그 내구성은 동시에 상상 이상의 끔찍한 착화감으로 돌아왔습니다.
발등 부분이 짓눌리는 고통이 심한 것도 생각했던 것보다 심했습니다만, 무엇보다 설포 때문에 고통을 느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고, 또 그 고통이 이렇게 클 거라고도 생각지 못했습니다.
보통의 신발들은 설포가 발등 부분만 연결되어 있는데, 이 신발은 역시 태생이 작업화인 만큼 발목 부분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. 그 두꺼운 가죽이 말이죠.
딱딱하고 두꺼운 설포가 접히며 발등과 발목의 경계에 강한 압박을 가해 걷는 게 거의 고문이었습니다.
거기에 인솔도 굉장히 딱딱하더군요.
하지만 가죽 신발이란 게 원래 처음에는 조금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니, 꾹 참고 꾸준히 신으며 길들일 생각입니다.
이게 불편하긴 해도 한 번 신고 나니까 도저히 포기하지 못하겠더군요. 묵직하고 튼튼한 게 너무 멋지고, 걸을 때마다 발소리가 울리는 게 마음에 들어 딱 이틀 신고 벌써 정이 들었습니다.
가죽이 부드러워지기 전까지는 도저히 매일 신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. 최소 이틀 간격으로 발을 회복시키며 신어야겠습니다.
꾸준히 가죽을 길들여 나만의 아이언 레인저로 만들 날이 기대됩니다.
요약하자면, 끔찍하게 발이 아픈데, 도저히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듭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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